[신간] 2016년 1월 17일 방년소녀탄막제 첫 출전

「푸른 향기는 세 번 퍼진다」곽청아 x 미야코 요시카 팬픽 개인지

A5 54p 인쇄본 흑백 일러스트 2p 포함 / 표지 컬러 무광 / 5000원

글 사현 / 표지 일러스트 퓨엔테 / 내지 일러스트 LimeBlock






샘플

이윽고 그 분이 제게로 다가오셨습니다.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좋은 향이 제 코를 간질였습니다. 희미하게 눈을 뜨자 그 분의 모습이 좀 더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비단같이 고운 머릿결은 비에 젖어도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고 백옥을 보는듯한 새하얀 피부는 허름한 집에서도 빛이 났으며 초저녁의 하늘을 담은 푸르스름한 눈동자는 총기로 반짝였습니다. 월궁에서 지낸다는 항아도 그 분을 본다면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달의 그림자 속으로 숨어버리겠지요.

그 분의 손이 제 이마를 살며시 어루만졌습니다. 빗속을 뚫고 온지라 그 손은 차갑기 그지없었지만, 저는 몸을 뒤척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살포시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이가 얌전하군요.”

◇          ◇          

그녀를 보는 순간, 내 호흡이 멈췄다. 아니, 심장이 멈추었다. 그 얼굴을, 모습을 눈에 담은 채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 몸의 모든 기능이 정지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자 그녀가 내게로 다가왔다. 짧은 흑발에 간결한 복장을 입은 그녀의 눈은 마치 초저녁의 하늘과도 같은 푸른색이었다.

괜찮으신지요.”

그녀의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내 귀에는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로 들렸다. 그녀의 헝크러진 머리가 내 눈에는 비단결 같이 고운 긴 머리로 보였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평범한 몸내음이 내 코에는 극상의 향기로 느껴졌다. 그리고 눈동자, 눈동자는 내 눈에도, 현실에도 변함없이 청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아.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영혼 앞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으랴. 그저 할 수 있는 모든 마음을 담아 경의를 표하는 것, 그 이외에는 없다.






[구간] 「Blurred Lilies」 6인 만화+팬픽 합동지 / A5 113p / 표지 컬러 무광 / 5000원

만화 하늘비 & 5P / 팬픽 잉쥐 & 영련유접 & 카츠라 & 사현




Posted by s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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