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4년전에 방영한 TVA 걸즈 & 판처의 후속작이다. 사실 나는 극장판이 나오기 전까진 이 작품을 몰랐다. 그래서 주변의 호평을 듣고 먼저 TVA를 보고 가자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12편을 몰아서 보았다. 요약하자면 전차전을 스포츠로 만든, 전개가 빠른 왕도적인 스포츠물이다. 주어진 시간은 12화 밖에 안되는데 연습전을 포함하여 (생략된 안치오전을 제외하고)4번의 전투가 있고, 주인공이 속한 오아라이 학원의 인물만 해도 30명이 넘어간다. 그렇기에 필요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는 방법을 속했다. 개인의 이야기는 최대한 적게, 중요하지 않은 등장인물은 간단한 캐릭터성만 부각을, 그리고 메인인 전차전을 화려하게. 이러한 연출은 잘 먹혀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극장판도 별 다를 게 없다. 다만 TVA보다 시간이 넉넉하기에 일상파트도 적당히 잡아준다. 그래도 어쨌든 메인은 미소녀와 전차다. 이 애니메이션은 정말 전차전을 하는 미소녀를 보고 싶어서 만든 애니메이션이기에, 그쪽에 전력을 투자한다. 그리고 극장판에서도 충분히 먹혀들었다.
또다시 학교 폐교를 우려먹은 점은 다소 아쉽긴 했다. 하지만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미소녀들이 전차전을 하는 게 중요한 거다. 스토리는 이야기를 진행시킬 정도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TVA에 이어 상당히 왕도적인 스포츠물 전개가 나온다. 고교대회에서 우승한 주인공 팀이 세계대회를 나가거나 대학생 팀 혹은 프로 팀과 대결을 하게 되어 지금까지 적으로 나왔던 타 학교 학생들과 한 팀이 된다는 건 상당히 흔한 전개다. 물론 왕도가 괜히 왕도인 게 아니다. 식상하지만 그만큼 잘 먹히는 전개라는 뜻이다. 고작 8대를 가지고 30대의 전차를, 그것도 대학생 정예팀을 섬멸전으로 격파해야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지금까지 싸웠던 다른 학교 학생들이 각자의 전차를 끌고 와주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그 직전에 다른 학교 팀들이 야간에 어디론가 이동하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어 너무 쉽게 예상할 수 있게 한 부분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뭐, 크게 상관은 없다. 그 다음부터 화려한 전차전이 눈을 즐겁게 해 주니까.
영상 자체도 화려하지만, 이 영화는 4DX로 봤을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전차가 움직일 때마다 발생되는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포를 쏠 때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마치 진짜 전차에 탄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가를 했지만, 이 영화보다 더 4DX를 제대로 활용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4DX와의 궁합이 최고다.
오로지 전차와 미소녀를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극장판이었다. 늦게나마 좋은 작품은 보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 나올 최종장도 기대해본다.